타이페이에서의 2일차 아침이 밝았다. 이번 타이페이 여행의 목적은, 지난번에 못해본 것들을 하는것에 촛점을 맞췄다. 오늘은 화련 타이루거 협곡에 가는 날이다. 좀 더 편하게 가기 위해서 투어 신청을 해 두었다.
본격적인 투어를 떠나기 전에, 아침밥을 먹어야겠다.
1. 대만식 아침식사 – 영화두장대왕
대만 사람들은 주로 아침을 사서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조식을 테이크아웃 해갈 수 있는 식당이 매우 많았다. 내가 묵고 있는 게스트하우스 바로 근처에도 그런 식당이 있었다. 이름은 ‘영화두장대왕’. 대만사람들이 아침으로 주로 먹는 두장 (또우장)을 메인으로 다양한 음식을 팔고 있었다. 두장 (또우장)은 따듯한 국물이 진리라고 하던데, 날이 더워서 나는 차가운 ‘두장 (또우장)’에 ‘딴삥’이라는 계란 부침 같은것, 그리고 ‘요우티아오’라고 불리는 꽈배기 비슷한 것을 사서 아침으로 먹었다. 이 3개의 조합이 정말 맛있어서, 여행내내 아침을 이 집에서 사다가 먹었다. 한국에 수출이 시급함.
2. 화련 타이루거 협곡 투어
나름대로 가볍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오늘 투어의 집합 장소인 타이베이 메인역으로 향한다. 숙소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거리로, 뭔가 이 날씨에 걸어가기엔 좀 애매하게 멀긴 하지만, 그렇다고 택시를 타기엔 애매하게 가깝다. 그냥 걷기로 한다.
걸으면서 타이페이 시내의 모습도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타이페이 메인역에 도착 했다.
오늘 투어는 한국인들만 있는 한국인 전용 투어로, 가이드분도 한국분이어서 매우 맘에 든다. 한국말을 아무리 잘해도 외국인 가이드보다는 한국인 가이드가 편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수가 없나보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만 빼고는 모두 친구나 커플, 아니면 가족끼리 온 사람들이다. 그러면 뭐 어떤가, 나는 열심히 관광만 하면 되는 것을.
아침 10시에 타이페이 메인역에서 출발해서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서 점심을 먹었다. 우육면을 시켰는데, 휴게소 음식 치고는 나쁘지 않은것 같다.
다시 버스를 타고 화련 타이루거 협곡에 도착한 것이 오후 2시. 점심 먹은 시간을 제외하고 버스로 3시간 30분 정도 걸린것 같다.
타이루거 협곡은 TV에서 봤을때 보다 훨씬 웅장하고 압도적인 느낌이 있었다. 물빛은 에메랄드 빛이고, 마침 날씨도 습하고 안개가 많아서 뭔가 신선이 있을것 같은 그런 풍경이었다. 제비집처럼 구멍이 퐁퐁 뚫린 연자구 구간을 걷는 동안은 가이드님이 나눠주신 헬멧을 써야 했다. 아마도 위에서 돌이 떨어질 위험이 있는것 같다. 여러겹의 협곡이 겹쳐 보이며 원근감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마치 이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마져 있었다.
그렇게 걷기를 한참. 마침내 도착한 휴게소에서 망고쉐이크를 마시며 한참을 쉬었다. 맛이 없을수가 없는 망고 쉐이크다.
다시 버스를 타고는 이번에는 ‘청수단애’라고 하는 대만의 동쪽 바다로 갔다. 바다가 예쁘긴 했지만,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바다는 아니어서, 그다지 감흥은 없었다. 바다 구경을 하고 사진을 몇장 찍고, 다시 버스를 타고 타이페이로 돌아왔다.
3. 팀호완 타이페이 메인역점
타이페이 메인역에 도착하니 이미 오후 8시 30분. 어지간한 음식점은 문을 닫았을 시간이다. 버스를 타고 오는길에 검색을 해보니, 타이페이 메인역 근처의 팀호완이 꽤 늦게까지 문을 연다. 몇년전에 타이베이 메인역의 팀호완에 갔을 때에는 사람이 엄청 많이 줄을 서 있었는데,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바로 입장이 됐다.
늦은 저녁으로 딤섬 몇가지를 시켜 먹었다. 내 입맛이 변한건지, 팀호완이 변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딤섬맛이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늦은 시간에 밥을 먹을 수 있어서, 팀호완에게 감사해 하며 딤섬을 먹었다.
야식같은 저녁을 먹고 나서는, 다시 애매하게 먼 숙소까지 15분을 걸어서 돌아갔다. 덥고 힘든 하루였지만, 화련 타이루거 협곡에 가본것에 만족을 한다. ‘엄마와 같이 왔으면 좋아했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다.